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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시가 칼럼] 케빈 나는 저녁형 골퍼? 생체리듬의 과학 | Official Callaway Golf Korea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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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시가 칼럼] 케빈 나는 저녁형 골퍼? 생체리듬의 과학

2021.02.14 공유
하와이에서 개최된 미국 PGA투어 시즌 2번째 대회인 소니 오픈에서 한국계 미국골퍼인 케빈 나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5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했다. 전날까지 2타 차 선두를 지켰던 미국의 브랜든 스틸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4위로 내려앉았다. 스틸은 지난해에도 이 대회 마지막 날 3타차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우승을 놓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승을 차지한 케빈 나는 오후 라운드에 강한 저녁형 골퍼, 브랜든 스틸은 오후 라운드에 약한 아침형 골퍼라는 점이다. PGA투어에서는 골퍼들의 오전 라운드와 오후 라운드의 성적을 따로 집계한 기록을 제공한다. 지난 시즌 통계에 따르면 케빈 나는 오전보다 오후 라운드에서 1.54타 더 적게 쳤고, 반대로 스틸은 오전보다 오후 라운드에서 1.29타를 더 많이 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스틸에게 역전 우승한 영국의 캐머런 스피스 역시 오전보다 오후 라운드에서 평균 1.05타를 더 적게 친 저녁형 골퍼였다.

일반적으로 PGA투어는 한 대회에 144~156명의 골퍼가 참가하는데 일몰 전에 모든 라운드를 끝내기 위해 전체 선수를 반으로 나누어 각각 오전과 오후에 대회를 진행한다. 보통 1, 2라운드의 경우 오전 첫 번째 조는 7시 전후에, 오후 첫 번째 조는 12시 전후에 경기를 시작한다.

특히 대회 마지막 날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조는 가장 마지막 조로 편성되어 오후 늦게 경기가 끝난다. 우승자가 단 1타 차이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챔피언조에서 함께 맞붙었을 때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아침형 골퍼보다 저녁형 골퍼가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



 


자료. PGA투어(2020년 시즌 기록 기준)

PGA투어 골퍼 중에서 대표적인 아침형 골퍼로는 미국의 리키 파울러, 호주의 아담 스캇,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스페인의 욘 람 등이 있다. 전체 PGA투어 선수 중에서 아침형 골퍼 순위 1위, 2위, 6위, 9위를 각각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대체로 뒷심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파울러와 스캇의 경우 오전 라운드와 오후 라운드의 타수 차이가 각각 3.95타, 2.33에 달한다. 이들이 실력보다 우승이 턱없이 적은 이유가 혹시 이런 두드러진 아침형 골퍼의 특성 때문은 아닐까?

반대로 대표적인 저녁형 골퍼로는 미국의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케빈 나, 빌리 호셜 등이 있다. 이들은 전체 PGA투어 선수 중에서 저녁형 골퍼 순위 1위, 3위, 6위, 7위에 올랐다. 참고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오전 오후 라운드의 스코어 차이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의 라이벌 필 미켈슨은 아침형 골퍼에 가깝다.

한국 골퍼로는 이경훈이 오후보다 오전 라운드에서 평균 1.09타를 더 적게 치며 아침형 골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김시우, 안병훈, 임성재, 강성훈 등 나머지 하국 골퍼들은 대체로 오전 오후 라운드 스코어의 큰 차이 없었다. 아마도 중위도에 위치해 사계절이 명확한 한국의 기후 특성에 적응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은 서울 기준으로 하지 때 해 뜨는 시간은 오전 5시 11분, 동지 때는 오전 7시 43분으로 최대 2시간 32이나 차이가 나며, 반대로 해지는 시간은 하지는 오후 7시 57분, 동지는 오후 5시 17분으로 무려 2시간 40분이나 차이가 난다.

비단 프로골퍼뿐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주말골퍼 중에서도 오전에 스코어가 더 잘 나오는 종달새형과 오후에 스코어가 더 잘 나오는 올빼미형이 있다. 과학적으로 보면 이처럼 아침형 골퍼와 저녁형 골퍼로 나뉘는 주된 이유는 바로 생체리듬(circadian rhythm) 때문이다.





 


인간은 몸 속 생체시계를 통해 수면 패턴을 조절하고, 적절한 호르몬을 분비하여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거나 혈압이나 체온을 조절하게 된다.(그림.동아사이언스)

인간을 포함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에 적응해서 살고 있다. 낮과 밤에 맞추어 적절히 변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24시간 주기의 생체시계가 생명체의 몸속에 있으리라는 생각은 18세기부터 있었다.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 덕택에 드디어 생체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들이 밤사이 세포 내에 특정 단백질이 쌓이게 만들고, 낮 동안에 이들이 분해되어 사라지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생체시계가 발견됐다. 지난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이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힌 세 사람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이 생체시계는 낮과 밤의 주기에 따라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생리적인 변화를 만드는데 이것이 생체리듬이다. 이를 통해 수면 패턴, 섭식 행위, 호르몬 분비, 혈압과 체온의 변화 등이 나타나 업무성과나 경기력의 차이를 만든다. 따라서 자신의 생체리듬을 파악해 여기에 맞게 라운드 시간을 잡는다면 스코어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최우열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경영컨설턴트와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 골프에 대한 관심으로 타이거 우즈에 관한 책 <모든 아이들 안에 타이거가 산다>를 번역 출간했다. 현재는 스포츠심리학 박사로 대학에서 골프와 스포츠심리학을 가르치며, '쿠바시가'란 필명으로 여러 매체에서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본 칼럼은 캘러웨이골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