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시가 칼럼] 효과적인 골프대회 관전 요령과 갤러리 에티켓 |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쿠바시가 칼럼] 효과적인 골프대회 관전 요령과 갤러리 에티켓 |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callaway_raincoat2main.jpg

[쿠바시가 칼럼] 효과적인 골프대회 관전 요령과 갤러리 에티켓

2022.06.20 공유
글. 최우열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지난 4월부터 골프대회에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면서 많은 골프 팬이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대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동안 3년 가까이 무관중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최근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이 늘면서 난생처음 대회장을 찾는 사람도 덩달아 늘어나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있었던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준결승전에서는 앞서고 있던 선수가 한 홀을 빼앗기자 한 갤러리가 큰소리로 빈정거렸고 멘탈이 흔들린 선수는 이후 역전패하고 말았다. 결국 심한 트라우마를 입은 선수는 심리치료를 받았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 보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미술관 벽에 걸린 그림을 감상하는 듯하다



골프경기를 관전하러 온 관중을 흔히 ‘갤러리’라고 한다. 스포츠에서 갤러리란 용어를 쓰는 건 골프와 테니스밖에 없다. 갤러리는 원래 미술관의 전시회장이나 화랑을 말한다. 그 기원은 분명치 않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 보기 위해 고개를 삐죽 내민 채 페어웨이 양쪽 로프를 따라 죽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미술 전시장의 양쪽 벽을 따라 쭉 걸려있는 그림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처음 골프대회장을 찾은 초보 갤러리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별다른 사전 계획 없이 왔다가 들뜬 마음에 무작정 이 선수, 저 선수를 따라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는 것이다. 평소 라운드할 때는 편안히 전동카트를 타고 자신의 공만 쫓다 보니 골프장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장은 보통 18홀 기준으로 20~30만평 규모로 축구장 100개를 합쳐 놓은 엄청난 넓이의 공간이다.

생각 이상으로 광활해 무턱대고 걷거나 우왕좌왕 헤매다 보면 원하는 선수의 플레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자칫 탈진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의 골프장은 경사도 많고 길도 꼬불꼬불해 일단 한번 잘못해 엉뚱한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면 원래 장소로 다시 돌아 나오기도 쉽지 않다.



축구장 100개를 합쳐 놓은 엄청난 넓이의 골프장을 제대로 관전하려면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사진.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계절과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프로 대회의 경우 2인 1조는 8분 간격, 3인 1조의 경우 11분 간격으로 티오프 타임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하루 경기 소요 시간은 오전 7~9시경에 시작해 일몰 전인 4시 전후에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7시간이 넘게 18홀이나 되는 넓은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알차고 재미있게 경기를 관람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경기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 경기 전날 다음날의 경기시각과 조 편성, 그리고 코스 및 홀 배치도 등을 참고해서 대략적인 관전 방법과 이동 경로 등을 미리 짜놓는 게 좋다.

경기 관람 방법은 만찬식과 뷔페식이 있다. 먼저 만찬식은 말 그대로 에피타이저, 수프, 메인 디쉬, 디저트 등을 차례로 즐기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한 선수를 경기내내 줄곧 따라다니며 프리샷 루틴부터 퍼팅까지 그 선수의 모든 것을 풀코스로 다 맛보는(?) 방법이다. 이렇게 그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다 보면 그 선수의 스윙은 물론 벙커나 러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하고 어떻게 코스를 공략하는지 배울 수 있고 심지어 먹는 간식과 버릇까지 알게 된다.

반면 뷔페식은 한 곳에서 다양한 선수들의 경기를 감상하는 방법이다. 보통 편안하게 그리고 한 눈에 전체 경기를 볼 수 있는 특정 홀(보통 파3)에 소풍 온 듯 자리를 펴고 앉아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전체 선수들의 플레이를 차례대로로 즐기는 것이다. 동일한 조건에서 다양한 선수의 샷과 코스 전략을 구경하고, 퍼팅과 숏게임도 가까이서 직접 비교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뷔페식은 관람하는데 힘이 들지 않아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좋다.

우승자가 결정되는 대회 마지막 날은 특히 혼잡하므로 미리 서둘러가야 주차에 문제가 없고 여유 있는 경기관람이 가능하다. 보통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경기장을 개방하는데, 대회 협찬사나 골프 용품업체의 이벤트 행사가 많아 일찍 가면 골프 모자나 우산은 물론 심지어 골프채까지 공짜로 얻는 횡재(?)를 할 수도 있다.



골프 경기 관전시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대비해 비옷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복장은 걷기 편한 캐주얼 차림에 운동화면 충분하다. 갑작스러운 비나 기온 변화에 대비해 비옷이나 우산, 바람막이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버틸 마실 물과 바나나나 비스켓 같은 간단한 요깃거리도 필요하다. 장시간 서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캠핑용 접이 의자나 돗자리를 준비하라.

갤러리가 지켜야 할 에티켓도 알고 보면 별로 어렵지 않다. 칸트가 말한 도덕 법칙만 명심하면 끝이다. 그냥 내가 받기 원하는 대로 선수를 대하는 것이다. 선수가 플레이할 때 소리 내거나 움직여선 안 되고 카메라를 찰칵거려서도 안 된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아니라고 실수한 경쟁 선수를 비웃거나 야유해서도 안 된다. 연습 중이거나 시합 중인데 시도 때도 없이 사인지를 들이밀어 집중을 방해하는 것도 안 된다.

골프 마니아로 유명했던 미국의 전설적인 코메디언 밥 호프(1903-2003)는 골프는 구경하는 것은 재미일 뿐이고 직접 하는 게 진짜라고 했지만, 아무쪼록 올시즌에는 마지막 챔피언조와 함께 18번 홀로 이동하면서 수많은 갤러리 틈에 끼여 마지막 챔피언이 결정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감동을 한번 느껴 보기 바란다.




글. 최우열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경영컨설턴트와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 골프에 대한 관심으로 타이거 우즈에 관한 책 <모든 아이들 안에 타이거가 산다>를 번역 출간했다. 현재는 스포츠심리학 박사로 대학에서 골프와 스포츠심리학을 가르치며, '쿠바시가'란 필명으로 여러 매체에서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본 칼럼은 캘러웨이골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