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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직장인에게 골프란 무엇일까 | Official Callaway Golf Korea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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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직장인에게 골프란 무엇일까

2020.03.11 공유



직장인에게 골프란 무엇일까

한상문 (17년차 직장인 골퍼)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움이 있는 골프


 

내 기억에 골프라는 스포츠가 친근해진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정확히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사치’라는 수식어가 걸러진 뒤부터랄까.  한국 갤럽이 2018년도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골프가 사치스럽냐는 질문에 35%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92년도 72%에 비해 2배가량 줄어든 수치다. 

사치라는 장신구를 벗고 대중화라는 옷을 입은 골프는 나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을 스펀지처럼 끌어당겼다. 술과 노래방으로 일관되던 문화에서 술보다 여가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직장인을 중심으로 회식문화가 변하기 시작했고 그 중심의 스크린 골프가 있었다. 한국골프산업백서 2018에 따르면 필드 골프시장이 2조 8천억 원 57.4%, 스크린 골프 시장이 1조 2천 원으로 25.9%다. 스크린 골프 비용이 필드의 약 1/10 비용인 점을 감안하면 실사용자 수는 크게 앞선다. 

 

그렇게 운이 좋게도 골프라는 큰 파도가 내 앞에 있었다


내 또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파트너사와의 관계로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인구의 성장 덕분에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 이 전에 골프를 안 배워본 건 아니지만 재미없고 지루했다. 하지만 비즈니스로 엮여진 골프는 적당한 명분과 동기부여로 나를 빠르게 필드로 안내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라운드 때의 느낌은 아직 잊히지 않는다.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를 이제야 배운 것에 대한 탄식으로 18홀을 마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부분의 초보 골퍼들이 경험하듯 나 역시 첫 라운드 이후 골프에 매료되었다. 파란 하늘과 정돈된 조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골프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움이었고 드라이버를 치는 순간의 고요한 정적과 새의 울음소리마저 설렜다. 

첫 라운드 이후 수년 동안 직장인으로서 여건이 허락하는 모든 시간을 사용하여 골프를 즐겼고, 나에게 많은 추억과 즐거움을 주었다. 한 번은 노캐디로 운영되는 야간 라운드 중에 아이언을 잃어버려 다시 찾으러 간 적도, 필드에서 동료의 드라이버 연습 백스윙에 맞아 머리에서 피를 흘린 기억도 있다. 드라이버 헤드가 공보다 멀리 날아가는 모습도, 가끔 동반자들과 그림 같은 숏게임으로 즐거워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7년 전, 회사 비즈니스는 매버릭 드라이버 탄도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었고, 골프도 비즈니스도 완벽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공이 직선으로 곧게 가는 건 운이다” – 벤 호건


무엇에 빠지면 집중하는 성격 때문에 골프를 시작한 이후 오로지 머릿속엔 골프뿐이었다. 저녁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골프 연습에 매달렸다. 스윙을 도와주는 수많은 장비들을 샀고, 클럽은 집에 늘어만 갔다. 왼손잡이임에도 우타의 한계를 느껴 좌타 클럽을 구매해 연습한 적도, 리디아 고가 우승했을 때 적용했던 ‘A스윙’을 배우려고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유료서비스도 등록하고 몸에 힘이 안 빠져서 수영도 배웠다. 

 

골프는 비즈니스의 수단이 될 수 있을까


▶ 2019년, 봄 되기 전 첫 라운딩

 

투자한 노력만큼 골프 실력은 생각만큼 늘지 않았지만, 골프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동료 혹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관계는 두터워졌고, 1박 2일의 골프 라운드라도 가게 되면, 저녁 식사 자리의 골프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소원한 관계는 사라져갔다. 그렇게 친분이 깊어지는 경험을 했는데, 4시간 넘게 같은 필드에서 같이 나눈 경험과 대화는 만취 상태에서 깊은 대화보다 더 진하고 두터웠다. 이 때 나눈 내 인생의 선배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아직도 내 삶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이제 술 먹기 힘들어서 영업을 골프로 해”

흔한 이야기이지만 술의 대체재가 아니더라도 완벽한 골프는 나에게는 영업적인 수단 그 이상이었다. 골프는 내게 사람을 모아 주었고, 그들을 남겨 주었다.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기회도 되기도 했다.
 

“동반자의 됨됨이는 18홀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 스코틀랜드 속담
 

한번은 라운드 중 파트너사와 팀별 내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팀별 경기에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벌칙을 만들기를 즐겼는데, 그때 당시 칩을 사용하는 등의 변칙적인 룰을 만들어 게임을 했다. 이러한 룰 덕분에 전반에는 웃음으로 시작했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진지한 모습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벌타가 나올 때마다 정색하는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다. 골프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멘탈과 심리적 동인이 발현되기 때문에 골프 파트너들의 성격이 투영되고, 꼭 태도나 말투로 표현되지 않아도 스윙속도, 표정, 루틴 등만 보더라도 그들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골프에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사회적 가면을 벗어버리게 된다.  내가 드러나고 상대방이 보인다. 필드를 걷고 있지만 마치 사우나에서 나를 다 들어낸 기분도 든다.

멘탈이라는 것은 스윙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동료에게는 내 자신이 투영된다.  그래서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파악된 그들의 내면은 놀랍게도 비즈니스와 직장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골프는 왜 직장인과 어울릴까


스크린골프의 덕분에 골프 인구 활성화가 되었지만, 유난히 직장인들에게는 더욱 끌리는 무언가 있는 듯하다. 골프는 그룹 플레이지만 혼자 싸워야 하는 독특한 규정 속에서 경기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사회에서 모두 협동심, 팀워크, 협력만을 강조 받는다. 나는 팀이 우승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이 마땅했고, 팀을 위한 희생은 당연했다. 사회는 점점 스타 플레이어보다 조직력을 원하고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골프라는 운동은 최근 유행처럼 확산되어온 사회적 관념과 반비례한다. 기본적(별도 팀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면)으로 협력이 필요 없는 운동이고, 동료와는 약간의 규칙과 매너가 필요할 뿐이다.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고 그 책임 역시 본인이 진다. 가장 개인적인 스포츠를 가장 개인적이지 못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극적인 이해의 상충이자, 일종의 쾌감이다.

“동반자의 플레이에는 간섭하지 말고 침묵한다” - 해리바든

골프는 계급장을 뗄 필요도, 서로에게 상처를 낼 필요가 없다. 본인이 판단하고 본인이 만든 결과를 본인이 책임진다. 같이 플레이한 보스는 내 샷에 승인을 하지 않는다. 동료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기대하긴 어렵고, 부하 직원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다. 

이러한 골프의 특징을 보고 있자면 마치 직장인의 편식과도 같은 업무 방식에서 벗어난 균형 잡힌 식사를 돕는 영양제 같다.



 

덕분에 바뀌고 있는 소비 형태


▶ 2018년 가을 즈음에
 

필자 역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골프를 시작했지만, 독특한 매력 덕분에 늦게 배운 도둑질처럼 골프의 매력에 빠져 있다. 개인적으로 온라인에서 소비가 적극적인데다(그래서 이커머스 관련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정도(正道)를 걷는 것에 대해 천성적인 거부감이 있는 필자는 아직도 늘 ‘장비(裝備) 앞에 장사 없다’라는 신념으로 골프를 대한다.

“나의 기술을 의심할 때는 있어도, 나의 클럽을 의심할 때는 없다” - 잭 니클라우스

이러한 소비패턴으로 구입한 첫 클럽은 중고 캘러웨이골프 X-20 중고 아이언이었다. 난 아이언을 구입하기 전, 며칠간 아이언에 대한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섭렵했다. 미국에 숨겨져 있던 수백가지의 제품별 관용성 정보까지 분석할 정도였으니까. 이런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과하다고 하지만 사실 이런 패턴은 젊은 소비자들에겐 일반적이다. 소비자들도 전문 판매 사원 못지않은 전문성을 가진지 오래다. 전 재직 회사에서 판매사원들에게서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요샌 손님들이 더 많이 알아요” 였으니까. 

캘러웨이골프의 X시리즈 아이언은 미국의 아이언 관용성 테스트 리포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고, 그때 당시 이후에 나온 어떤 아이언도 X시리즈의 관용성을 따라오지 못했다. X시리즈는 캘러웨이골프가 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이 역사상 59타인 최저타를 기록해 우승을 안겨준 제품이다. 그 때 당시 관용성을 높여준 VFT(Variable Face Thickness)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클럽이었다. 이는 골프업계에서 투볼 퍼터만큼이나 큰 신선한 충격이었고, 덕분에 나에게 캘러웨이골프는 아직도 아이폰을 공개하던 시절의 애플을 보는 기분이 느껴진다.


▶ 내 첫 아이언 캘러웨이골프 X-20 


“클럽구입이 즐거우면 골프가 즐겁다” - 콜한

골프는 산업군 내에서뿐 아니라 이커머스에서도 매우 보수적인 카테고리다. 골프는 ‘시타’라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구매 동인이 있기 때문인데,20~30대의 젊은 골프 세대의 유입으로 골프 장비의 소비 행태도 변하고 있다. 더군다나 요즘 세대는 온라인 구매에 적극적이다. 타인의 후기나 경험 만으로도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시타를 하면서 판매사원의 권유를 듣는 행위는 번거롭다고 성가시다.

이러한 보수적인 인더스트리에는 골프만이 가진 독특한 소비자 경험을 디지털이라는 환경에서 얼마나 충족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필자와 같은 소비 행태를 가진 고객 들은 이미 온라인 환경에서 좀더 즐거운 경험을 원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는 이와 같은 디지털과의 변화의 대응하고자 수년간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클럽의 혁신으로 늘 우리를 놀라게 했던 캘러웨이골프는 또 한 번 디지털의 혁신을 준비 중이다. 필자는 골프의 파도를 맞이했던 것처럼 운이 좋게도 캘러웨이골프의 디지털 변혁이라는 큰 파도 앞에 있고, 곧 멋진 항해가 시작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글. 한상문 (캘러웨이골프 이커머스 팀장)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에서 e-commerce Director로 재직중인 17년차 직장인이다. 디지털 쇼핑 트렌드, 디지털 세일즈, 소비자 행동분석에 관심이 많으며, 온라인 쇼핑 중독자이기도 하다. 캠핑 관련 인플루언서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며 클래식카에 관심이 많아, 클래식카와 함께 가족과 여행을 즐기는 40대 평범한 딸바보 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