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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규칙 위반 유감과 스포츠 도덕성 발달 | Official Callaway Golf Korea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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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시가 칼럼] 골프 규칙 위반 유감과 스포츠 도덕성 발달

2022.08.08 공유


기게스의 반지처럼 들킬 염려만 없다면 누구나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영화 반지의 제왕 중 한 장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국가’ 제 2권에는 인간의 도덕적 본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고 있는 기게스의 반지 이야기가 나온다. 양치기인 기게스는 어느 날 큰 지진이 난 후 동굴 속에서 죽어 있는 거인을 발견한다. 거인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었는데 기게스는 반지를 훔쳐 밖으로 나온다.

이 반지는 끼고 흠집 난 곳을 안으로 돌리면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되는 마법의 반지였다. 우연히 남에게 보이지 않는 능력을 갖게 된 기게스는 못된 마음이 생겼다. 반지를 이용해 왕비를 겁탈하고 그것도 모자라 결국 왕을 살해한 뒤 스스로 왕이 된다는 이야기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들킬 염려만 없다면 누구나 기게스처럼 나쁜 짓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골프 코스를 만드는데 보통 홀 하나당 약 1만평 정도가 소요된다. 부대시설을 포함, 골프장 하나를 짓는데 평지의 경우 대략 20만평, 우리나라와 같은 구릉지나 산악지형에서는 25-30만평 정도의 땅이 필요하다. 축구장 100개 면적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넓이다. 경기장이 이렇게 넓다 보니 골프에는 다른 스포츠에 있는 심판이 따로 없다. 그만큼 선수들이 규칙 위반과 속임수의 유혹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미국골프재단이 일반 주말골퍼들을 대상으로 벌인 한 조사에 따르면 약 절반에 가까운 48%의 주말골퍼들이 라운드 중 규칙을 위반한다고 대답했다. 한 라운드에서 두 번 이상 규칙을 어기는 골퍼도 21%나 됐다. 프로골퍼도 예외는 아니다. PGA투어 골퍼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조사에서는 무려 44%의 프로골퍼들이 라운드 중 규칙을 위반하는 동료의 부정행위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도덕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1927~1987)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을 도덕성이라고 보고 인간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모두 여섯 단계로 나누었다. 콜버그에 따르면 처벌을 피하고 보상을 받기 위해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은 도덕성 발달의 가장 낮은 1~2단계로 보통 초등학생들이 여기에 속한다.

골프는 심판 없이 골퍼 자신이 자신의 규칙 위반 여부를 스스로 감시하고 판단하는 스포츠다. 보편적인 도덕적 원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양심적인 행위를 실천하는, 콜버그가 주장한 여섯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에 해당한다. 어드레스 도중 아무도 보지 못한 공의 미세한 흔들림을 자진 신고한 후 경기위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2벌타를 부여해 결과적으로 우승을 놓친 미국의 골프 영웅 바비 존스(1902~1971)가 대표적인 예다.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규칙 적용으로 스포츠퍼슨십의 귀감이 된 바비 존스
(사진.애틀란타 역사센터)





이번에 규칙 위반으로 문제가 된 선수는 ‘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아 도덕성 발달 단계로만 보면 아직 1~2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비 존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선수들의 도덕성 발달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스스로 옳은 행동을 실천할 줄 아는 3~4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지속적인 골프 규칙과 스포츠 윤리교육이 필요하다.

 




글. 최우열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경영컨설턴트와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 골프에 대한 관심으로 타이거 우즈에 관한 책 <모든 아이들 안에 타이거가 산다>를 번역 출간했다. 현재는 스포츠심리학 박사로 대학에서 골프와 스포츠심리학을 가르치며, '쿠바시가'란 필명으로 여러 매체에서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본 칼럼은 캘러웨이골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